2025 SIPFF 11.6(Thu.) ~ 11.12(Wed.)

코리아 프라이드 - 단편 비경쟁

KOREA PRIDE - Shorts Non Competition

프로그래머 추천작:
〈봄매미〉, 〈몬스트로 옵스큐라〉, 〈위빙〉, 〈가족의 가족〉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의 비경쟁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퀴어영화의 현재와 다양성을 폭넓게 조망한다.


먼저, 강민아 감독의 〈봄매미〉는 수학여행 마지막 날, 대열을 이탈한 재영과 윤지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희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 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과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청춘의 복잡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홍승기 감독의 〈몬스트로 옵스큐라〉는 1996년 서울을 배경으로, 필름 현상 폐수 속에서 깨어난 ‘괴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필름 특유의 질감과 아날로그적 영상미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맞물리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민지 감독의 〈위빙〉은 링 위의 싸움보다 더 복잡한 내면의 진동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복서 수현은 스파링 상대 민경을 만나면서 자신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고, 그 틈새에서 낯선 감정이 스며든다. 감독은 훈련의 리듬과 감정의 파동을 교차시키며, 관계의 미묘한 거리감과 긴장을 섬세하게 엮어낸다.


안다슬 감독의 〈가족의 가족〉은 ‘가족’이라는 가장 익숙한 단어 속에서 낯선 감정을 길어 올리는 작품이다. 주인공 가영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연인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몰랐던 가족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한다. 영화는 이 만남을 통해 남겨진 사람의 슬픔과 이해, 그리고 관계의 확장을 조용히 탐색한다.


이처럼 올해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은 한국 퀴어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다채로운 작품들로 가득하다. 한국 퀴어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39편의 빛나는 단편영화들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