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IPFF 11.6(Thu.) ~ 11.12(Wed.)

월드 프라이드

WORLD PRIDE


비아시아권 영화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나라와 민족의 시각을 보여주는 섹션

프로그래머 추천작:
〈야노〉, 〈인 애쉬즈〉, 〈짐파〉, 〈더 보이 위드 핑크 팬츠〉, 〈러브 레터〉, 〈포 마더스〉, 〈뉴본〉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전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지닌 비아시아권 작품을 ‘월드 프라이드’ 섹션에서 선보인다. 올해도 역시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성소수자들이 마주치는 다양한 사회의 모습과 그들이 펼쳐가는 삶의 모습, 그 이야기가 던지는 이슈를 담아낸 수작으로 섹션이 채워졌다. 특히 각 국가의 고유한 색채를 담은 작품들이 눈에 띈다.


필리페 마첸바허, 마르치오 헤올론 감독의 〈야노〉는 배우와 정치인, 두 남성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통해 욕망과 권력, 그리고 공적 정체성과 사적 욕망의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공공장소에서의 위험한 쾌락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뜨겁게, 위태롭게 만드는 동시에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내야만 하는 세계에서 무엇을 감추고 또 얼마나 위험하게 사랑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다.


루드비 크리스티안 내스테드 포울센 감독의 〈인 애쉬즈〉는 첫사랑의 상처를 안은 채 데이팅 앱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덴마크 청년 크리스티안이 겪는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앱과 만남의 표면적인 스릴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불안, 그리고 주인공이 스스로의 감정을 직면하고 정체성을 수용해 가는 여정이 마음을 울린다.


또 다른 프로그래머 추천작인 〈짐파〉는 세대 간의 차이를 따뜻하지만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품으로, 게이 할아버지 짐파와 논바이너리 10대 프란시스의 정체성과 욕구가 맞닥뜨리는 순간들이 잘 녹아 있다. 마르게리타 페리 감독의 〈더 보이 위드 핑크 팬츠〉는 이탈리아 영화로, 십대 소년의 실제 비극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바지가 분홍색으로 변한 일화는 단순한 실수 이상이 되어 폭력의 시작점이 된다.


알리스 두아르 감독의 〈러브 레터〉는 2014년을 배경으로, 프랑스에서 동성 결혼 법안이 통과된 직후의 삶을 다룬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불안과 소외감을 배경으로, 가족의 인정과 부모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을 조용하지만 밀도 있게 그리며, ‘가족’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퀴어 가정이 겪는 특별한 법적 허들, 사회적 시선, 가족 간의 거리감을 섬세하게 엮는다.


대런 손턴 감독의 〈포 마더스〉는 주인공 에드워드가 어머니와 친구들의 어머니들을 돌보며 느끼는 감정을 현실적으로, 그러나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그리며, 돌봄이라는 무게와 가족 간의 애착, 그리고 개인의 욕망 사이의 균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알레한드로 수노 감독의 〈뉴본〉은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주제인 인터섹스(간성)를 멕시코 사회의 의료 제도, 가족 관계 등 다양한 맥락 속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이외에도 ‘월드 프라이드’ 섹션에서는 미국, 스페인,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브라질, 멕시코,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 다양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는 ‘월드 프라이드’ 섹션에 다채로운 빛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