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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퀴어영화 특별전
Eastern European Queer Cinema
focused on Slove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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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동유럽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특별전
2023 제13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이하 프라이드영화제)는 서울LGBT아카이브와 함께하는 ‘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퀴어영화 특별전’ 을 선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이 훌쩍 지난 상황에서 동유럽 국가들의 사회 분위기는 그 여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역사적 경험을 돌아보면 전쟁으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경직되면 그 어느 때보다 사회 소수자들은 증오/분풀이의 대상이 되어 곤경을 겪게 된다. 특히 그리스 정교회의 영향력이 강한 동유럽 국가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느끼는 차별과 탄압의 강도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분명 OTT 플랫폼의 발달과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모든 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 제시되고 공감대를 얻으면서 분명 과거에 비해서 퀴어영화가 제작되고, 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볼 수 있는 작품들은 대다수가 미국을 위시한 서유럽 국가에서 제작된 작품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럽 국가에서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들의 삶은 평화롭고 존중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동유럽 국가에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사회의 긴장감의 화살이 다시 소수자들에게 향하고 있어서 단순한 혐오 시선이나 차별적 발언 뿐만 아니라 집단 린치를 당하는 등 생명을 위협받기까지 하여 매우 어려운 현실 속에 살고 있다.
프라이드영화제가 속한 ‘서울LGBT아카이브’에서는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하며, 2023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지역기획전 일환으로, 체코, 헝가리, 폴란드, 오스트리아 그리고 발칸반도에 위치한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조지아, 크로아티아, 코소보 등 러시아와 인접한 다양한 동유럽 국가들의 대표적인 퀴어영화들을 총망라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다채로운 동유럽영화를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시선과 차별 속에 굴하지 않고 그에 대항하는 목소리/행동을 보이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퀴어영화 특별전’ 에서는 동유럽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흐름과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다큐멘터리, 극영화,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 <크르슈코의 게이 라이프>(2007), <레즈비언 반란: 퍼스트 클래스와 그 외>(2009), <내가 사랑하는거 알잖아>(2014), <악셀을 기다리며>(2015), <티파니의 시대가 왔다>(2016), <스키핑 스톤즈>(2016), <고양이 손님>(2017) 등 총 7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이처럼 올해 열리는 ‘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퀴어영화 특별전’ 은 현재 성소수자들이 맞닥뜨린 문제와 고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여러 가지 담론을 나눠볼 기회로 가득 채워져 있다.
서울LGBT아카이브는 이번 지역기획전을 통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심화된 동유럽 국가들 내에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실태를 짚을 계획이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떠나지 않고 용감히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극영화 뿐만 아니라 다큐/실험영화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성소수자 영화인들을 소개할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